[찬가람] Lost Memories "그 아이의 기억을 지워버릴 거니?" 주작이 그녀의 손가락에 앉아 날개를 파닥거리는 나비에 시선을 주며 입을 열었다.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현우가 대답했다. 예, 그럴 겁니다. 주작의 긴 속눈썹이 천천히 움직였다. 그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? 주작이 고개를 돌려 현우를 바라보았다. 바람이 살랑 불었다. 주작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. 온전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, 축복이란다.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한 기억이지. 그것을 강제로 흔들어버린다면, 어떤 대가가 돌아올지 몰라. 주작이 가볍게 손을 털어 나비를 날려보냈다. 현우에게서 대답은 아직 들려오지 않았다. 백호궁의 주인, 백건도 네 생각을 알고 있니? "알고 있습니다." "그래.." 주작이 희미하게 웃었다. 잠시.. 더보기 [찬가람] 잿빛 세계(둥차 전력60분) 1. 주은찬은 유난히 존재감이 강했다. 평범한 외모에, 평범한 키를 가졌음에도 은찬은 남들의 눈에 잘 띄였다. 수많은 군중들 사이에 은찬이 숨어있더라도, 존재감이 큰 탓에 주변 사람들은 은찬을 단시간에 찾아낼 수 있었다. 어떻게 이리 날 빨리 찾아왔어? 하는 은찬의 물음에 친구들은 한결같이 그냥 네가 눈에 확 띄더라, 하고 대답했다. 주은찬의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왠지 눈에 잘 띄지 않을 것 같고, 평범한 사람중의 평범한 사람이라 옆에 있어도 모를 것 같다고 주변인들은 입을 모아 답했다.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였다. 주은찬은 존재감이 강한 사람들 중에서도 강한 편이었다. 청가람은 유난히 존재감이 약했다. 딱히 애써서 자신을 감추고 다니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, 사람들은 가람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. .. 더보기 [찬가람] 스트로베리 키스 * 트위터의 크롱님께 허락받고 글로 써봤습니다....후....ㅠㅠ...ㅠㅠㅠㅠㅠ 환절기가 되니 피부가 거칠어지고 입술이 갈라진다. 은찬이 립밤이 있는 코너로 가서 몇 개 뒤적거리다가 무색무취인 립밤을 하나 집어들었다. 무난하게 쓰기에도 괜찮고, 주머니에 넣어다니기 적당하고. 이걸로 할까, 마음을 먹은 은찬의 눈이 좀 더 밑으로 향했다. 딸기 모양이 그려져있는 립밤이 눈에 들어왔다. 은찬이 눈을 굴렸다. 새콤달콤한 딸기향을 생각하고 있으려니 중앙에 있을 청가람이 생각났다. 청가람과 딸기, 라니. 은찬이 생각에 잠겼다. 잘 어울릴 것 같았다. 환절기니까, 하나 선물해줄까. 은찬이 딸기향 립밤도 하나 집어들었다. 가람이 이걸 바르면, 말을 할때마다 퐁퐁 작은 딸기들이 튀어나오지 않을까.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는.. 더보기 이전 1 ··· 4 5 6 7 8 9 10 다음